빵과 음료/새벽이슬처럼

혼란이 아니라 담대함으로 움직이는 삶

Hernhut 2026. 3. 25. 00:00

혼란이 아니라 담대함으로 움직이는 삶

 

 

우리는 종종 인생이 하나의 거대한 비상사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해야 할 일은 끝없이 밀려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기보다 마치 무언가를 피해 도망치듯 하루를 살아간다. 늘 다음에 무엇이 잘못될지 걱정하며 뒤를 돌아보는 삶은 마음과 몸을 지치게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런 방식의 삶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움직임을 약속하신다.

 

이사야 52:12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서두르며 나가지 아니하며 도망하듯 행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주께서 너희 앞에서 가시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너희 뒤에서 호위하심이니라.

 

여기서 서두르다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칩파존(chippāzôn)으로, 단순한 바쁨이 아니라 공포와 불안 속에서 허둥대며 도망치는 상태를 가리킨다.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급히 떠나야 했고, 그 여정은 두려움과 긴박함 속에 진행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장차 주어질 회복의 길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신다. 하나님께서 온전히 통치하시는 길이기에, 서두를 이유도, 도망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단지 앞에서 길을 여시는 분만이 아니시다. 이사야는 하나님이 우리의 후위대, 곧 아사프(asaph)가 되신다고 말한다. 이는 고대 전쟁에서 군대의 뒤를 지키며 추격과 기습으로부터 보호하던 후방 경호 부대를 가리키는 군사용어였다. 신명기 31:8에서도 주께서 친히 너희 앞에서 가시며 너희와 함께하시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시리니라고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미래만 준비해 두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뒤편까지도 완전히 지키고 계신다.

 

이 사실은 우리의 삶의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우리는 더 이상 불안에 쫓겨 달릴 필요가 없다. 하나님이 이미 우리의 앞날에 계시고, 동시에 우리의 과거와 연약함을 뒤에서 감싸고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방으로 하나님의 임재 안에 둘러싸여 있는 존재다. 그러므로 인생을 도망치듯 살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제 담대하게, 차분히, 목적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마음이 바빠지고 가슴이 조여 오는 순간이 있다면, 멈추어 서서 이 진리를 떠올려 보자. 속도를 더 내는 대신 의도적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미 내일에 계시며, 여전히 어제를 지켜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분의 타이밍이 나의 조급함보다 항상 옳다는 것을 신뢰하며, 오늘의 일을 차분하고 흔들림 없이 감당해 보자.

 

이것이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삶의 리듬이다. 혼란과 공황이 아니라, 인도하심에 대한 신뢰와 평안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삶이다.

 

기도

 

주님, 제 앞에서 길을 여시고 제 뒤에서 저를 지켜 주시는 분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제 삶의 분주함과 조급함을 내려놓고, 주님께서 주시는 완전한 평안 속에서 걷게 하소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하루를 살아가게 도와주소서. 아멘.